한국에서의 규모는 매우, 라고 해도 무리 없을만큼 작지만 나름 외국계 회사에 파견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9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여느 회사랑 다를 바 없이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전 직장과 비교하면 실수령 액은 조금 낮아졌지만 주6일에서 주5일이 되었으니 급여는 오른 셈이나, 일의 강도가 상당히 세졌다.
물론 이전 직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경우는 드물어도 업무 중 계약서를 다루는 일이 있어 실수를 하면 소위 x되는 자리라 긴장감이 높고, 야근이 많았었다.
지금 직장은.. 그냥 스트레스도 많고, 일도 많고, 딥빡 유발자가 국제적으로 널려 있고.. 한마디로 빡세다.
아무튼, 그렇게 갈려가며 일하다 보니 1년을 채우기도 전에 정규직 제안을 받았다. 당연히(?) 안그래도 버거운 업무량에 더해 추가 업무가 예정되어 있다. 당장은 아니라 다행이라고 우겨보지만 아무튼 미래가 고구마 100개, 1000개 만큼 답답시렵다.
정규직도 온라인으로 인터뷰를 보았다. 다른 질문은 그럭저럭 대답을 했는데 5년 후, 10년 후의 내 미래를 묘사해보라는 말에 정말 진땀이 났다. 왜냐면 나는 여기서 5년은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들어왔지만 절대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생각해 본 적이 없는뎁쇼? 라고 할 수는 없어서 그냥 리더십 있고 독립적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아무튼,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계약서에 써져 있는 연봉은… 맙소사, 약 7%가 오른 금액이었다.
내 꿈이 너무 컸나…
보통의 연봉인상은 한 자리 수가 많다고 하지만, 나는 파견 계약직, 그러니까 회사 급여테이블 최하위인 걸 알고 있었기에(굳이 알고 싶지 않았는데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다.) 정규직이 된다면 그래도 20%는 올라야 되지 않겠나.. 싶었는데. 희망은 와르르..
내 매니저와 HR담당자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둘 다 기본급 인상에 대해서는 답이 없고 (안 된다는 답이라고 대충 알아먹음) 인센티브 이야기를 꺼내길래 오호~ 그렇단 말이지? 라며 계산기를 두드려보려는데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산정되어 얼마나 주는 건지 설명이 없었다. 설명을 해달라는 메일을 보내도 ‘너의 평가가 100%인 경우 연봉의 몇% 가 지급된단다’ 가 설명의 끝이었다. 아니, 아무리 한국에 HR부서가 없어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사실 나는 3개월만 있으면 나오는 퇴직금에 미련이 있었는데 그 미련을 뛰어넘진 않아도 대충 괜찮은 연봉이라면 아까워 말고 사인하리라 다짐했었건만, 굳이 그럴 이유가 없었다.
이 이야기를 하니 ‘그 퇴직금, 줄게’ 라고 쿨하게 나오길래 인센티브도 한달 치 월급은 되니까 ‘이정도 배려해주니 적당히 하자~’ 라며 근로계약서에 사인을 하려고 준비중이었는데, 인센티브에 대한 매니저와 HR담당자의 용어도, 시기도 다르고 둘 다 설명이 너무 모호해서 주변에서 약간의 조언을 구한 후 HR에 다시 확인을 요청하며 물고 늘어졌더니…..
나는 2024년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고, 급여 인상도 2024년에 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뭐, 회사 소속이 된 지 몇 달 안되어서 성과급을 주지 않는 게 회사 방침이라면 그건 받아들여야지, 에잇 왜 안줘요! 할 건 아니다. 소속이 바뀐 것이지 그 일은 내가 한 거니까(3월부터 본 업무 외에 프로젝트 진행중) 화는 좀 나겠지만.
내가 더 이상 상할 수 없을 만큼 빈정이 상한 건, 이걸 분명 알고 있으면서 말을 안하고 최대 인센티브 액수만 알려주면서 나더러 근로계약서에 사인하라고 종용한 것 때문이다. 내 매니저는 그 사실을 자기도 오늘 알았다며 2024년에는 꼭 챙겨줄 거라고 하는데, 나는 이것도 이해가 안되고 인센티브 수령 여부를 판단하는 입사 시기가 10월 1일이라는 것을 알고 회사에 신뢰를 잃었다. 내가 처음 정규직 전환이 진행중이란 걸 들은 건 8월 말, 9월 초였으니까.
그냥 진행하다 보니 늘어졌을까?
위에서 내가 조언을 구했다는 그 분은 우리 회사에 일부러 그런 짓을 할만큼 한가한 사람도, 그런 인성을 가진 사람도 없다고 했다.
이 회사에 한가한 사람이 없다는 건 대충 인정. 그렇지만 나는 내 의심이 합리적이라고 느낀다. 회사가 요새 돈 아끼려고 채용 승인도 잘 안내주고 출장도 최소한으로 제한한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어서이거나, 아니면 내가 원래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서일지도 모른다.
공식적인 내 답변은 ‘생각 좀 더 해볼게요 = 보류’ 이지만 나는 내 매니저에게 계약이 종료되면 떠날 예정이라고 이미 말했다.
뭔가 변화가 있다면 잠시 동안은 더 소모품으로 좀 더 굴러 볼 용의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1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퇴직금 받아 엄빠랑 베트남 여행이나 다녀와야 겠다.
아무튼, 씁쓸한 가을밤이다.
전체 글
- 더럽고 치사한 연봉협상과 직원에게 관심 없는 HR. 2022.11.02
- 브런치 작가도전 실패. 2022.08.20
- 장지 마켓컬리 알바 후기 _ (13시~22시) 2022.01.05 2
더럽고 치사한 연봉협상과 직원에게 관심 없는 HR.
브런치 작가도전 실패.
알고 있다. 기승전결도, 뭔가 명확한 메세지도 없는데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도 부족한 것.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기대하고 있었다.
아마추어를 위한 곳이니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며.
보기좋게 바로 탈락. 하지만 괜찮다. 어쨌든 도전했다는 증거이고, 언젠가 승인되어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을 때 기쁨이 더욱 클테니.
회사는 여전히 가는 눈으로 모든 걸 보게 만드는 사람들과 환경이고, 곧 벗어나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이런저런 방도를 생각하며 손 안의 핸드폰으로 정보를 찾으려 애쓰지만 결국 마주치는 건 여기가 그래도 고만고만하게 다닐만 한 곳이지 않니? 라는 스스로의 물음.
내가 살아온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 내가 하는 선택들이 미래의 나를 만들텐데.
나는 먼 훗날 스스로의 선택과 발자취를 여러번 곱씹으며 다른 선택은 없었을까?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와 같은
의미없고 씁쓸한 질문을 또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조금 두렵다.
그만두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뭔가가 당신을 수긍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뭔가에 수긍할 수 없어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불평불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선택이고, 인생 여정의 종착역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걸음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그만둔다는 것은 꿈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름다운 선회다.
- 피코 아이어 (Pico I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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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 마켓컬리 알바 후기 _ (13시~22시)
안뇽하세요... 반말 존댓말 섞어 쓰는 블로거입니다...ㅎ
오늘은 예고한 대로 마켓컬리 알바 후기임다!!
일단 저는 손목에 부상을 여러 번 입은 적이 있어서 최근에는 몸쓰는 일을 지양해왔어요.
그래도 어렸을 때는 이것저것 해보는 게 좋아서 열 손가락에 꼽기도 힘들만큼 여러 알바를 해봤답니다.
생각나는 것만 적어보자면 편의점, 버거킹, STCO(남성복), 롭스에서 데싱디바 시연, 이자카야, 로티보이, 던킨....등등??
컬리랑 비슷한 걸로 치면...
문고리에 걸려있던 음식점 모은 전단책자 기억하시나요?
거기에 플라스틱 고리를 끼우는 작업을 했었어요ㅋㅋ
봉고차 안에서 전 와다다다다 끼우고 남자 알바분들이 배낭에 가득 넣어가서
집집마다 문고리에 걸고 오곤 했었죠... 운전해주시던 아저씨가 틈틈히 도와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갔을 때 잉햄이라는 닭 가공 공장에서 6개월 간 일한 거?
이때는 가져온 돈도 떨어져가고, 학자금 대출이 있어서 돈 생각에 힘든 것도 모르고 했었는데
물론 어려서 그랬던 것도 있구요......ㅎ 냉장고 안에서 일하면서도 즐거웠어요.
외국까지 가서 한국인 사귀면 영어고 뭐고 득될 거 없단 생각에 아는 한국인도 없을 때였는데
아직까지 가끔 연락하는 언니들이 있을 정도로, 다들 좋은 사람들만 만났어요!
아무튼.. 아주 단단하고 강한 인간은 아니지만 또 온실 속 화초같은 타입도 아닌? 사람입니다.
백수되고 채용사이트에서 컬리가 종종 눈에 띄었지만 그땐 김포도 장지도 너무 멀어서 안하다가
이사 후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내 거리가 되었기에 한 번은 해보자, 하는 마음에
도전해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컬리는 손목이나 허리만 아니면 종종 할 만 하겠다? 정도 였어요.
물론 제 개인적인 의견..
허리는.... 손목만 걱정하고 갔는데 오늘 손목보다 허리가 더 아프더라구요ㅋㅋㅋ 늙은거겠쥬........;
<지원>
알바몬에서 보고 지원했습니다. 신규출근 2만원, 프로모션 2만원 있길래 연락했는데
이미 끝났다고 암것도 안준다고 했어요ㅠ 그치만 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문자로 지원했고, 간단한 질문 몇 개 답하고, 출근 당일 10시에 확인문자에 대답해주셔야 해용(인원파악용??)
<준비물>
저도 후기를 찾아보고 이것저것 준비해갔었는데요.....ㅎ
다이소에서 실리콘같은거 발라진? 2천원짜리 장갑은 정말 강추입니다아!
전 손이 워낙 건조해서 겨울엔 검지 마디부분 피 나기도 하는 사람인데
장갑 없었음 진짜 너덜너덜해졌을 거 같아요.
테이프 쓰고, 바구니 옮기고 박스 만지고 해야해서, 장갑은 꼭 투자하시길!!
그 외에 커터칼이랑 토시ㅋㅋㅋㅋㅋㅋㅋ 도 챙겨갔는데요, 이건 쓸 일이 없었어융..
좀 애끼는 옷인데 이거 말고 입을 게 없다, 하시면 토시 챙기심 되겠지만 굳이..? 라는 느낌.
필요한 파트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소지품 최소화하라고 문자로 안내하시는데, 저도 대부분은 주머니에 다 넣었고
도시락만 바구니에 두었어요!
<출퇴근>
저는 차가 없기 때문에, 또 너무 늦게 들어오는 게 싫어서 13시~22시로 지원 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시간이죠! 그리고 저희집까지는 셔틀이 다니지 않아요ㅠ
전 버스를 탔지만 장지역 근처에서 내렸습니당. 장지역에서 거리가 조금 있고,
가면 서류 작성이랑 어플 깔고 등등 할 일이 많으니 30분 정도는 일찍 가시는 걸 권해드려요.
카카오맵으로 안내받은 동(A동 B동 등) 찾아서 보면서 갔구,
모르시면 주변에 계신 분들한테 물어보시면 알려주실거예요!
운이 좋았는지 만났던 분들 다 너무 친절하시더라구요..
도착하면 테이블에 직원분들이 계세요. 가서 처음이라고 말씀하시면
명단에 이름이 있을거예요, 시키는 거 어플깔기나 서류작성 하신다음에
신분증+통장사본 전용 핸드폰 번호로 보내시고 (지원한 전화번호랑 달라요)
안전화로 갈아신으셔야 해요.
대기하시다 보면 신입들을 따로 모으십니다..
그리고 짧게 교육! 휴식시간 안내라던가, 안전주의하라는...
그리고 당일의 업무로 배정이 됩니다.
인솔해주시는 분 따라가면 되어요~
근데 저는 처음에 모였던 동이랑 일한 동이 달라서
밥먹으러 갈때나 퇴근할때 (다시 돌아가야 서명하고, 짐 챙길 수 있으니까요)
조금 헤맸지만 눈치껏 다른 분들 따라서 다니시면
크게 문제 없으실거예요~ 그리고 체온체크나 소독제 주시는 분들도
대부분 친절하셨어요. 미아되시면 그 분들께 정중하게 물어보시면 돼요!
사진은 이것 뿐이랍니다...ㅎㅎㅎ 가는 길!

<밥>
아.. 저는 여기서 빈정이 상했습니다..
밥 안주는 것도 맘에 안드는데 도시락을 싸갔더니 먹을 곳이 없대요....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밥을 먹어야 일을 하잖슴꽈?!
영하의 날씨에 야외 벤치에서 밥먹었습니다...
쉬는 곳도 없어서 계단에서 앉아 있다가 들어갔어요.
다른 분들도 사물함 앞 바닥이나 계단이나 외부 벤치에 퍼져계시더라구요.
<쉬는 시간>
9시간 중 80분의 휴식시간이 있었고
일 시작하고 2시간 정도 있다가 10분 쉬고,
저녁시간은 좀 변동이 있는 것 같은데 6시 이후에 1시간 10분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일하고 퇴근이예용!
<업무!>
저는 아마도 패킹이었던 듯 해요.
인솔하신 분이 알려주신 곳으로 가서 기존 분으로 보이는 분들과
일을 시작했어요!
저랑 짝이 된 분이 쌓여있는 플라스틱 바구니를 하나씩 옮겨서 저한테 넘겨주는데
야채나 유리병, 달걀처럼 추가포장이 필요한 것들은 작업 해서
넘겨주시고, 저는 그 물건이 들어갈 만한 박스나 뽁뽁이 봉투를 가져와서
얼음팩이랑 함께 담아서 테이핑하고 송장 붙여서 레일로 옮기기!
물론 그 분도 패킹을 하고, 다 된 박스나 봉투 밀어주면 옮기기만 하면 됩니다.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지만 단순작업이라 그런지, 공장에서 일했던 게 그나마
몸에 배어있었는지 금방 익숙해졌어요. 모르는 거나 잊은거는 다시 물어보기도 했는데
친절하게 알려주셨던 고인물..(?) 앳되보이셨는데
이런 일 오래하면 관절 상할까 걱정이 됐지만 그런 걱정보다 지금 내 일이나 잘하자.....ㅎ
피해주지 않기 위해 빨리, 그치만 실수없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손이 빠르다는 말을 해주셔서 '피해는 안주고 있구나' 하고 안심했지만
물건 갯수가 많은 거는 세면서 포장하다가도 잊어서 다시 세거나
박스 사이즈를 잘못 추측해서 다시 싸거나 하는 버벅댐이 있었어요 ㅠㅠ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나중에는 겉옷을 벗어야 될 만큼 땀도 났습니다..
사실 많이 껴입고 가긴 했어요 제가ㅋㅋㅋ
중간에 박스 묶음을 가져오거나, 기계로 만들어져있는 박스가 쌓여있는 걸
가져오기도 했고, 얼음팩을 다 쓰면 그것도 쌓인 곳에서 가져왔는데
워.. 이게 진짜 무거웠어요.. 체감상 12~15키로 정도..?
그리고 가벼운 건도 많지만 무거운 건도 꽤 돼서 (액체류) 아.. 자주는
못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치만 입금이 다음날 바로 된다는 거,
내가 원할 때만 할수도 있다는 게 큰 장점인거 같아요.
☆ 참고로 돈은 다음날 저녁 6시에 들어왔답니다~ ☆
지금 기다리고 있는 회사에 꼭 합격했음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지고
(회사따위 다니기 싫다고 퇴사할 땐 언제고.......)
돈을 소중히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하루밖에 안 한 후기지만 뭐라도 얻어가시는 게 있기를 바라며!!
마칠게요~~
모두 홧팅!